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부과했던 광범위한 수입 관세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리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즉각 반응했다. 판결 직후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일시적으로 회복되는 모습이 나타났지만, 트럼프 측이 다른 법적 근거를 활용한 신규 관세 부과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시장은 다시 불확실성 국면으로 되돌아갔다.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관세 정책의 법적 불확실성을 일부 완화하는 신호이지만, 실질적인 무역 환경 개선으로 이어지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자산군별로 상반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코인 업계, 판결 직후 급반등 → 관세 ‘대체 카드’ 등장에 상승분 반납
가상자산 시장은 판결 직후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다. 법원이 기존 관세의 법적 근거를 무너뜨렸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무역 불확실성 완화 기대가 커지며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순간적으로 회복됐다.
비트코인은 판결 직후 약 1.5~2% 급등하며 6만7천달러 후반까지 상승했고, 이더리움 역시 약 2% 내외 오르며 1,950~1,970달러 구간을 기록했다. 알트코인 전반에서도 숏커버링(되사기) 중심의 단기 매수세가 유입됐다.

그러나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트럼프 측이 다른 법 조항을 근거로 신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시장은 “관세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형태만 바뀌었다”고 해석했다. 이후 비트코인은 6만5천달러대까지 밀렸고, 이더리움도 1,800달러 후반까지 되돌림이 현상이 나타났다.

심리 지표도 급격히 냉각됐다. 코인마켓캡 기준 공포·탐욕지수는 10대 초반까지 떨어지며 ‘극도의 공포’ 구간에 머물고 있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판결 이후 하루 동안 수억 달러 규모의 롱 포지션이 청산되며, 단기 레버리지 매수세가 빠르게 정리되는 모습이 관측됐다.
시장에서는 “판결 자체는 호재였지만, 거시경제 불확실성을 뒤집을 만큼 강력한 재료는 아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암호화폐 시장은 당분간 글로벌 증시와 함께 움직이는 거시 변수 연동형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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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적 영향 속 업종별 온도차 나타낸 국내 주식시장
국내 증시는 판결 소식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차분한 흐름을 보였다.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약 0.6% 상승한 5,846선에서 마감했으며, 장중에는 한때 5,900선을 웃도는 5,930선까지 오르기도 했다. 다만 장 후반 들어 차익 실현 매물과 추가 관세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면서 상승 폭은 일부 축소됐다.
이미 한미 간 협상을 통해 적용받고 있는 관세 수준이 존재하는 만큼, 판결 자체가 국내 수출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키지는 못할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이에 따라 이번 판결이 국내 증시에 미친 영향도 전반적으로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다만 자동차, 기계, 일부 IT 부품 등 수출 비중이 높은 업종에서는 관세 리스크 완화 기대가 부분적으로 반영되며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나타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IT주는 소폭 상승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고, 현대자동차와 기아 등 자동차 관련주도 비교적 견조한 움직임을 보였다.
반면 철강·알루미늄 등 기존 무역확장법(232조) 기반 관세가 유지되는 품목은 실질적인 변화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처럼 업종별로 온도차가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지수는 상승했지만 일부 업종에서는 하락 압력과 차익 실현 매물이 동시에 출회됐다.
증권업계에서는 “국내 증시는 판결보다도 향후 미국 행정부가 실제로 어떤 방식의 관세 정책을 선택하느냐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판결 자체가 업종별 차별화 효과는 있지만 전반적인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편”이라고 분석했다.
금 시장은 어떨까? 최고치 부근 유지하며 강세
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금 시장은 강세를 보였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수록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강화되며 금 가격은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관세 분쟁과 정책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 금에 대한 수요는 중장기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한다.
글로벌 증시는 반등 시도 후 다시 변동성 확대
미국 증시는 판결 직후 단기 반등에 성공했지만, 트럼프의 추가 관세 가능성 언급이 이어지자 곧바로 하락세로 전환됐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6% 하락했으며, S&P500 지수는 1.0%, 나스닥 종합지수는 1.1% 각각 밀렸다. 장 초반에는 세 지수 모두 0.3~0.6%대 상승 출발했으나, 관세 관련 불확실성이 재부각되며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시장은 이번 판결을 ‘관세 철회’가 아닌 ‘관세 방식 변경’으로 해석하며 경계심리를 키우는 모습이다. 특히 기술주와 금융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확대되며 변동성이 커졌다.
아시아 증시 역시 초기에는 긍정적으로 반응했으나 이후 혼조세로 돌아섰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장중 0.8% 상승 후 0.4% 하락 마감했으며, 홍콩 항셍지수는 1% 넘게 오르다가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2% 안팎의 약보합권에서 거래됐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당분간 무역 정책 관련 뉴스 하나하나에 시장이 크게 반응하는 고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위험자산은 변동성, 시장은 관망 국면
이번 관세 위헌 판결은 법적으로는 의미 있는 사건이지만, 시장 입장에서는 관세 정책의 방향성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점을 다시 확인시켰다. 그 결과 국내외 주식과 암호화폐 등 위험자산은 변동성이 확대되는 반면, 금과 같은 안전자산은 상대적 강세를 보이는 구도가 나타나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 역시 판결 이후 한 차례 반등과 재차 하락을 거치며 뚜렷한 방향성을 만들지 못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이슈가 가격을 단번에 뒤집을 재료라기보다는, 기존 조정 흐름 속에서 변동성을 키운 촉매에 가깝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시장의 관심은 관세 이슈 자체보다는 현물 ETF 자금 흐름, 온체인 거래 활동 변화, 기관 투자자의 매집 여부, 통화정책 방향, 스테이블코인 및 가상자산 규제 논의 등 보다 구조적인 변수로 옮겨가고 있다. 이러한 요소들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경우, 현재의 조정 국면이 중기적인 바닥 형성 과정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이 방향을 모색하는 구간에서는 기존 대형 코인 중심의 보수적 접근과 함께, 향후 시장 회복 시점에 맞춰 출시될 가능성이 있는 신규 상장 예정 코인을 미리 살펴보는 전략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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