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규모의 온라인 암시장으로 알려진 하오왕 개런티(Hawowang Guarantee)가 텔레그램 채널 폐쇄 조치에 따라 영구적으로 사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텔레그램은 저명한 블록체인 분석 업체 일립틱(Elliptic)과의 협력을 통해 관련 계정을 차단했다. 이에 따라 하오왕 개런티는 “5월 13일부로 텔레그램이 모든 NFT, 채널, 그룹을 차단해 사업을 중단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 Elliptic research leads to the shutdown of the two largest online criminal marketplaces of all time 🚨
On May 13, 2025, @telegram took decisive action to shut down Huione Guarantee and Xinbi Guarantee — two vast illicit marketplaces operating on its platform — following… pic.twitter.com/PJ4OMD4iZ9
— Elliptic (@elliptic) May 15, 2025
중국어 기반 세계 최대 암시장 하오왕 개런티, 텔레그램 차단으로 영업 중단
일립틱은 하오왕 개런티가 후이원 개런티(Huione Guarantee)가 리브랜딩한 곳이라며 감독 당국에서는 캄보디아 금융사 후이원 그룹의 일부로 보고 있다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텔레그램은 2025년 초부터 후이원 개런티 관련 채널을 삭제하는 등 암시장 차단을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후이원 개런티는 이에 대비한 듯 새로운 채널을 개설하고 기존 이용자 이름(거래 가능 NFT 형태)을 이용해 새로운 암시장을 형성했다. 텔레그램의 차단 노력에 후이원 개런티 이용자 수가 급감했지만, 여전히 사업을 이어갔다.
이후 일립틱과의 협력을 통해 텔레그램은 5월 13일 추가적으로 후이원 개런티 관련 모든 채널과 이용자이름을 삭제했다. 텔레그램에서의 이용자 이름(username) 차단은 마치 웹사이트의 도메인 주소를 압수하는 것과 비교 가능해, 사업 운영자들이 더 이상 새로 암시장을 형성하기 어렵게 만든다. 텔레그램은 규모가 가장 큰 하오왕 개런티 외에 두 번째로 큰 암시장 신비 개런티(Xinbi Guarantee) 관련 계정도 차단했다.
USDT 등 스테이블코인 이용했던 암시장 거래 규모만 350억 달러 이상
하오왕 개런티는 주로 동남아시아에서 각종 불법 서비스 및 제품의 암거래를 지원하는 텔레그램 암시장이었다. 이들이 영업하던 방식인 “개런티 마켓플레이스(Guarantee marketplace)”란 직접 재화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대신 개별 상인들이 고객과 암거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 형태의 마켓플레이스를 의미한다. 이들은 에스크로 서비스 같은 보장(guarantee) 서비스를 제공해 양측이 신원을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안전하게 암거래 가능한 환경을 마련했다. 주로 봇을 이용해 거래 처리를 감시했으며 결제는 USDT 스테이블코인, USDH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했다.
USDH는 후이원 그룹이 발행하는 미국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으로 여러 규제 당국의 제재를 피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USDT는 테더사가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으로 스테이블코인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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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립틱은 후이원 개런티와 신비 개런티를 합치면 지금까지 350억 달러 이상의 거래를 처리했다며 암시장 역사상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후이원 개런티는 2021년 출시 후 270억 달러 이상의 거래를 처리했으며 신비 개런티도 2022년 출시 후 84억 달러 이상의 거래를 처리했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 금융범죄수사국(FinCEN)은 후이원 그룹이 하오왕 개런티, 결제서비스 업체 후이원 페이, 웹3 거래소 후이원 크립토 등으로 이루어진 사업망을 통해 자금 세탁 사업을 운영했다며 후이원 그룹을 “주요 자금세탁 우려 금융기관”으로 지정하고 미국 은행 시스템에서 차단했다고 밝혔다. FinCEN 수사에 의하면 후이원 그룹은 올해 초 바이비트 해킹 공격에서 북한이 탈취한 자금 등 불법 자금 세탁 과정에도 관여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따라 함께 진화하는 금융 범죄
하오왕 개런티와 신비 개런티가 대대적인 텔레그램 차단 이후 새로운 암시장을 개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일립틱이 보고서에서 밝혔다. 하오왕 개런티는 이용자들에게 다른 개런티 이용을 추천하고 텔레그램이 아닌 자체 앱이나 다른 메시지 앱을 이용해 사업을 재개할 준비 중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신비 개런티 역시 “신비 2.0” 재출시를 선언했다.
일립틱은 이번 암시장 두 곳 타진 성과를 두고 “데이터의 힘 및 플랫폼 간 협업이 거대한 규모의 금융 범죄 타진에서 가진 힘”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텔레그램 같은 중앙화된 서비스를 피해 탈중앙화되고 검열을 피할 수 있는 통신 수단이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며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따라 범죄 양상 역시 변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도 암호화폐 관련 강력 범죄가 증가하고 있어 투자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며, 국내 규제 당국 역시 범죄 수법과 대응 방식의 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