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마켓캡 기준, 리플(XRP)의 시가총액이 약 923억 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리플은 915억 8,000만 달러에 머문 바이낸스 코인(BNB)을 제치고 시총 4위 자리를 탈환했다. 지난 2021년 암호화폐 강세장 이후 수년 만에 발생한 주요 순위 변동으로, 최근 암호화폐 시장 전반의 반등세 속에서 알트코인 간의 자금 로테이션이 본격화되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번 순위 역전, 단순한 XRP 가격 상승일까?
이번 현상은 코인투자 참여자들의 선호도가 기존 거래소 토큰(Exchange Token)에서 결제 및 유틸리티 중심의 프로젝트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XRP는 지난 24시간 동안 2.60% 상승하며 주간 상승률 7%를 상회하는 강세를 보인 반면, BNB는 상대적으로 횡보세를 유지하며 격차가 좁혀졌다. 다만 두 자산 간의 시가총액 차이가 10억 달러 미만으로 매우 근소해, 언제든 재역전이 일어날 수 있는 ‘초유의 박빙’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이번 상승세의 배경에는 기술적 반등뿐만 아니라, 브라질 등지에서 리플의 사업 확장 뉴스 등 펀더멘털적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동반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순위 변동은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과연 XRP는 이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까?
XRP, BNB 추월의 배경과 의미
XRP와 BNB의 시가총액 경쟁은 암호화폐 시장의 오랜 라이벌 구도 중 하나다. 과거 리플은 SEC와의 법적 분쟁으로 인해 수년간 가격이 억눌려왔으나, 최근 법적 명확성이 확보되면서 기관 자금의 유입 가능성이 높아졌다. 반면, BNB는 바이낸스 생태계의 핵심이지만 글로벌 규제 강화로 인해 상대적으로 상승 탄력이 둔화된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발생한 시총 역전은 투자심리가 ‘규제 리스크가 해소된 자산’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리플 랩스(Ripple Labs)가 브라질에서 암호화폐 결제 서비스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소식은 이번 상승의 중요한 촉매제로 작용했다. 실물 경제에서의 채택(Adoption) 기대감이 가격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비트코인 마인트릭스와 같은 신규 프로젝트들이 시장의 유동성을 자극하는 가운데, 구형 메이저 알트코인인 XRP로의 자금 순환매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주목할 점은 이번 상승이 단순한 가격 펌핑이 아닌 네트워크의 근본적인 성장과 맞물려 있다는 것이다.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리플 블록체인 XRP 레저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보유자 주소 770만 개를 돌파하며 네트워크의 기초 체력이 강화되고 있음을 입증했다. 이는 시총 상승이 단순 투자 수요뿐만 아니라 사용자 기반 확대를 동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XRP 거래량·온체인 활동, 상승 지속력 담보하나?
시가총액 순위 유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거래량과 온체인 활동의 지속성이 필수적이다. 현재 XRP의 일일 거래량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성기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볼린저 밴드(Bollinger Bands)가 확장되며 변동성이 커지는 국면에서 거래량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이는 ‘거짓 돌파(Fakeout)’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 업체 샌티멘트(Santiment)의 자료를 살펴보면, XRP 네트워크의 활성 주소 수(Active Addresses)는 가격 상승과 동조하며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긍정적인 신호다. 특히 XRP 스테이킹 시대가 열리며 바이낸스 기반 wXRP 스테이킹 네트워크가 론칭된 점도 유통 물량을 잠그는(Lock-up) 효과를 가져와 가격 방어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스테이킹을 통한 공급량 감소는 장기적으로 시세 상승의 하방 경직성을 제공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다만, 온체인 데이터는 다소 신중한 해석을 요구한다. BNB 체인의 트랜잭션 수와 활성도는 여전히 업계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어, 생태계 활성도 면에서는 BNB가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따라서 XRP가 4위 자리를 굳히기 위해서는 단순 송금 외에 디파이(DeFi)나 스마트 컨트랙트 분야에서의 실질적인 트래픽 증가가 필요하다.
파생상품 시장이 보내는 경고와 기회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XRP에 대한 고위험 고수익 수요가 급증하고 있음이 확인된다. 데이터에 따르면 바이낸스 내 XRP 미결제약정(Open Interest, OI)은 최근 59% 급증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미결제약정의 증가는 추세의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지만, 동시에 반대 방향으로의 급격한 변동성 위험을 내포한다.
특히 펀딩 비율(Funding Rate)이 양수(+)를 유지하며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주의가 필요하다. 이는 대다수 트레이더가 상승(Long)에 배팅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가격이 소폭 하락할 경우 ‘롱 스퀴즈(Long Squeeze)’로 인한 급락이 발생할 수 있다. XRP가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서 1년 만에 가장 강력한 매수 우위 신호를 보인 점은 긍정적이나, 과도한 레버리지 포지션은 언제나 양날의 검으로 작용한다.
결국 파생상품 데이터는 ‘단기적 상승 기대감’과 ‘청산 리스크’가 공존하고 있음을 가리킨다. 만약 비트코인이 조정을 받을 경우, 높은 OI가 축적된 XRP가 다른 알트코인보다 더 큰 폭의 조정을 겪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리플 시세 전망…주요 가격대 점검
기술적 분석 관점에서 XRP는 장기간의 횡보 박스권을 돌파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코인마켓캡 기준 현재 가격대에서 1차 저항선은 심리적 저항벽인 1.50달러 부근으로 형성되어 있다. 이 구간을 거래량을 동반해 돌파한다면, 과거 2021년 고점 부근인 1.90달러까지의 상승 랠리가 가능할 것으로 기술적 분석가들은 전망한다.
반대로 하락 시에는 1.30달러 선이 1차 지지선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1.30달러가 무너질 경우, 상승 추세가 훼손된 것으로 간주되어 1.10달러 부근까지 추가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 볼린저 밴드 상단이 열리며 상승 추세를 예고하고 있고, DMI(방향성 지수)의 ADX 지표가 상승하며 추세 강도가 세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BNB와의 시총 4위 경쟁은 가격 변동성에 따라 수시로 뒤바뀔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특정 가격대 돌파 여부를 확인하고 진입하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